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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동부보훈지청 러시아 탐방 3

경기동부보훈지청 러시아독립사적지 탐방 3


2019.07.17


7월 17일 셋째날




셋째날 우리는 추풍 뿌질로프카 육성촌과 농민청년학교에 갔다

추풍지역에서 조명희 등이 중심이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던 민족학교라고 한다
1869년 뿌질로프카 마을은 라즈돌노예 강 분지의 한인 마을이었다
한인들은 이 마을을 육성촌이라고 불렀다





뿌질로프카 마을에 세워진 농민청년학교는 추풍 지역의 대표적인 민족학교였다
이 학교는 카프작가로 활동하던 조명희가 교사로 재직하였다
그는 1928년 국내에서 러시아로 망명한 후 뿌질로프카 마을로 활동지를 옮기고 학교에서 교사로 활동하였다고 한다
이 건물은 1937년 한인 강제이주 후 폐허가 되어 군부대의 숙소 등으로 사용되었고 2002년까지 학교로 사용되었다

농민청년학교 건물은 정부 소유였으나 학교로서 사용하지 않게 되자 경매를 통해 건축가에게 매매되었다
농민청년학교의 맞은편에는 1994년 학교가 신축되었는데 이곳에 고려인들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연자방아 및 맷돌 등이 학교의 관리 하에 보호되고 있으며, 교내 조명희를 추모하는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1994년 신축된 학교




현재 폐허로 변해버린 상태이고 관리가 잘 되지 않아 쓰레기들도 많이 버려져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벽에는 낙서가 잔뜩 써져 있는 만큼 우리 유산을 우리가 잘 관리해야 되는데 쉽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 계속 들었다



그 후 우리는 추풍 지역을 다시 나와 4월 참변 희생자 추모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4월 참변은 1920년 4월 4일 밤부터 5일 새벽에 걸쳐 일본군이 연해주 일대의 러시아 혁명 세력과 한인들을 공격한 사건이다
일본군은 블라디보스톡의 신한촌을 습격하여 한인학교에 주둔하고 있던 러시아군 50명을 무장해제시키고
한인단체 사무소와 가택을 수색해 60여 명을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군은 한민학교와 한인신보사 건물에 방화하였으며, 헌병분견대를 주둔시키고 자위대라는 헌병보조기구를 창설했다
일본군은 우수리스크에서도 한인 76명을 검거하고 4월 7일에는 연해주 한인 사회 지도자인 최재형 등을 비롯하여 최고원로 4명을 총살하는 만행을 저지른다



이 추모비는 4월 참변 당시 우수리스크 지역에서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전사한 인민군 170명과 빨치산 70명 등 총 240명의 희생자들을 위해 설립되었다고 한다

아쉽게도 추모비가 매우 외곽에 있어서 방문하는 한국인의 수가 아주 적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역사를 바로알고 독립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견고했는지 깨달았으면 좋겠다




4월 참변 추모비를 본 후 우리는 다시 블라디보스톡으로 건너왔다



이 곳은 고려사범전문학교이다


러시아혁명 이전 연해주지역 한인들은 대부분 러시아 공교육을 받지 못하였다
러시아 국적을 취득한 한인들만 소수민족을 위한 학교에서 러시아어로 교육받았다고 한다
러시아 혁명 이후 국가 전반에 걸쳐 개혁이 실시되어 소수민족의 가치를 존준하는 정책이 시행되었다고 한다
이에 1918년 고려족중앙총회의 주도로 최초의 조선인 사범학교가 설립될 수 있었다
첫 해는 본과가 아닌 입학 준비를 위한 예비과정 학급 2개 반이 개설되었고 러시아어와 고려어로 수업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고려사범전문학교는 1937년 한인 강제이주 전까지 한인 교사를 양성한 곳이다
전로한족회중앙총회는 1918년 4만 루블을 들여 조선인사범학교를 설립하였다
이 학교는 1920년 4월 참변으로 일시 폐쇄되었다가 후에 다시 개교하였다

1922년 시베리아 내전이 끝나고 러시아교육전문학교의 조선과로 개편되었다가 1926년 고려교육전문학교로 정식 설립되었다고 한다
1926년부터 1936년까지 교원 244명을 배출하였고 현재는 연해주 예술 문화 대학으로 사용되고 있다


러시아 내전 당시 재정이 어려워지자 민간인들이 모금하여 운영을 지원할 정도로 힘들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 참 아름다웠다







이갑 묘 터로 발길을 옮겼다
현재는 식용유 마가린 공장이 위치해있어 들어가보지는 못하였다


이갑은 러시아 각지에서 한인지도자로 활동한 독립운동가이다
그는 오랫동안 근육마비의 괴질을 앓고 있었음에도 끊임없이 독립운동에 나섰다
거동이 불편한 상태에서도 치타와 블라디보스톡 등지에서 독립운동을 지속하였다
시베리아 지방총회 제 2대 총회장에 임명되었으며, '대한인정교보' 발행과 밀산에 설립된 무관학교 사업을 지도하는 등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1917년 41세의 나이로 이갑은 서거하였고 현재 묘는 1990년 마가린 공장 및 식용유 공장이 생기면서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이갑의 묘 터를 본 후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하바롭스크로 가기 전 블라디보스톡에서 자유시간을 즐겼다




날씨도 우중충하고 비도 부슬부슬 오는 것 같아서 아쉬웠지만 그만큼 운치도 있었다











먼저 해양공원을 들려 구경을 하였다

이곳에서 많은 축제와 행사들이 열린다고 한다
유람선을 탈 수 있는 곳도 있고, 놀이공원도 있다 (생각보다 너무 작아서 놀랐다😲)
많은 아이들이 부모님들과 함께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를 타고 있었다
그래도 범퍼카, 롤러코스터, 회전목마 등 있을 건 다 있다




아르바트 거리를 다음으로 찾았다

한인 이주 초기에 개척 마을을 이루었던 곳으로 블라디보스톡의 아르바트 거리는 모스크바의 아르바트 거리에서 유래되었다
원래 모스크바의 아르바트 거리는 1980년대 개혁과 개방의 거센 바람을 주도 했던 곳으로 러시아 젊은이들이 자유를 부르짖던 '저장의 심장'이었다고 한다
아르바트 거리에는 주로 카페나 레스토랑들이 위치해 있고 해양공원과 이어져있어 바다에 놀러 온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한다




도시 중앙에서 러시아 사람들이 한국 KPOP에 맞춰 단체로 춤을 추는 장면을 보고 너무 놀랐다
알고보니 아르바트 거리에서 주기적으로 사람들이 모여서 춤을 춘다고 한다
너무 자랑스러웠다👍



우흐뜨 블린이라는 맛집으로 유명한 브런치 가게
오후쯤 되니까 사람이 줄어들기는 한 것 같은데 아침에 기다리며 먹는 맛집이라고 한다
초코 바나나 팬케이크같이 러시아식 팬케이크로 유명한 곳이다




해양공원을 지나 우리는 혁명광장(중앙광장)으로 떠났다






혁명전사광장이라고도 불리는 이 곳은 1917-1922년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구 소련을 위해 싸웠던 병사들을 위한 기념물이다
중요한 국경일 행사가 개최되는 광장으로 블라디보스톡의 대표적인 유적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시민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으며 주변에는 흰색 고층 시청건물이 있다 
이곳에서 금각만으로 향해 올라가다 보면 블라디보스톡 125주년을 기념하는 오벨리스크를 볼 수 있다
주말에는 시장이 열리기도 하는데 주중에 방문하여 아쉽게도 보지 못하였다




혁명광장 옆에 있는 기찻길






자유시간을 통해 러시아 사람들의 생활을 알아본 우리는 저녁식사 후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탔다




블라디보스톡 역





12시간 정도를 달려 하바롭스크까지 가야되는 우리는 힘들었지만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탔다는 기쁨으로 조금밖에 자지 못하였다😭





기차에 타자마자 좁다고 생각했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 맞는지 금방 아늑해졌다
열차 내부가 생각보다 쾌적해서 그런지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았다
우리 조원 4명이서 이번 러시아 답사기간동안 같은 방을 썼지만 이 열차 안에서는 더욱 친해질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열차 안 식당칸




정말 기대했었던 일정이었고 또 기대에 부흥이라도 하듯 정말 좋았다
다음번에 또 러시아에 오게 된다면 꼭 한번 더 타보고 싶다 (너무 짧게 타서 아쉬울 정도였다)
이렇게 우리의 세번째 밤이 저물었다






세번째날을 마치며
최재형 선생님의 시신과 같이 기억에서 사라져간 러시아 이주 한인 유적들은 터만 남아있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중이거나, 러시아 공유지라 접근이 어려웠다
오늘 갔던 농업학교 역시 폐허로 남아있었고 풀이 무성하고 창문은 깨져있었으며 안은 텅 비어있었다
정말 후손들이 꼭 한 번 와서 봐야될 중요한 유적지들이 이렇게 부서지고 깨지고 불타버린게 너무 속상하다
한인의 고달픔과 아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잊혀져가는 아픔의 역사가 되지 않도록 우리들도 노력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세번째 날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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